이웃의 체온 계수님께 수인들은 늘 벽을 만납니다. 통근길의 시민이 'stop'을 만나듯, 사슴이 엽사를 만나듯, 수인들은 징역의 도처에서 늘 벽을 만나고 있습니다. 가련한 자유의 시간인 꿈속에서마저 벽을 만나고 마는 것입니다. 무수한 벽과 벽 사이, 운신도 어려운 각진 공간에서 우리는 부단히 사고의 벽을 헐고자 합니다. 생각의 지붕을 벗고자 합니다. 온기 한 점 없는 냉방에서 우리를 덮어준 것은 동료들의 체온이었습니다. 추운 사람들끼리 서로의 체온을 모으는 동안 우리는 냉방이 가르치는 '벗'의 의미를, 겨울이 가르치는 '이웃의 체온'을 조금씩 조금씩 이해해가는 것입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부모님께 접견 때마다 애써 아픈 마음을 누르시고 담담하게 이야기하시는 아버님, 어머님의 그 각별하신 배려 앞에서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