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의 지혜 형수님께 겨울추위는 이처럼 역경에서 발휘되는 강한 생명력을 확인하고 신뢰하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겨울 추위는 몸을 차게 하는 대신 생각을 맑게 해줍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여름보다 겨울을 선호합니다. 다른 계절 동안 자잘한 감정에 부대끼거나 신변잡사에 얽매여 있던 생각들이 드높은 정신 세계로 시원하게 정돈되고 고양되는 것도 필경 겨울에 서슬져 있는 이 추위 때문이라 믿습니다. 추위는 흡사 '가난'처럼 불편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불편은 우리를 깨어 있게 합니다. 땜통 미싱사 계수님께 두 줄로 길게 늘어선 미싱대의 한 자리를 차고 앉아서 정신 없이 미싱을 밟다보면 마치 평화시장의 피복공장에 앉아 있는 듯한 연대감이 가슴 뿌듯하게 합니다. 작업이 종료되면 잔업식으로 나오는 뜨끈한 수제비 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