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샘의 잡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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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책 리뷰

[이천희] 가구 만드는 남자

잡테리어 목공샘 2017. 4. 1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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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우동 도서관이 올해 초 리모델링했다.

춘천와서 처음 도서관 대출증을 만든건 순전히 리모델링 덕분.

'재개관'기념으로 가족 모두 대출증을 만들었다.

막내가 초등학교 입학한 기념, 큰애가 가정중학교 입학한 기념 등등해서 '올해는 책을 읽자'라는 의지를 실천할 겸...


큰애가 기숙형 대안학교인 가정중학교에서 금요일 오후에 학교를 마치고 춘천시내로 나오면, 일단 신사우동 도서관으로 온다.

거기서 책도 읽고 필요한 책 대출도 하고 기다리다가 마을(고탄리)로 들어오는 버스를 탄다.

하루 6번 들어오는 마을버스이기에 버스 정류장으로 기다리기 편한 도서관을 선택한 것이다.

덕분에 나도 시내 나갈 일이 있으면 일부러 금요일 오후 도서관 경유 일정을 짠다. 책도 빌리고, 큰애도 픽업하고...


그러던 어느 날 목공관련 서적 코너에서 발견한 책 [가구 만드는 남자-이천희]

사실 이천희란 인물은 잘 모른다. 책에 보니 낯은 익지만 무슨 작품을 했는지, 어떤 영화에 나왔는지는 모르는 배우.

하지만 배우가 목공을 한다? 그걸 책까지 냈다?

무척 궁금해졌다. 바로 대출했다.


부제가 '이천희의 핸드메이드 라이프'

목차를 보니 목공 뿐아니라 캠퍼, 써핑, 육아, 사진 등 그가 살아온, 살아가는 이야기들이다.

읽어보니 자신의 일에 대한, 삶에 대한, 관계에 대한 소박하지만 깊이 있는 성찰이 있다. 그걸 표현해내는 솜씨도 있고.


연예인에 대한 편견...같은 게 있다. 화려한 조명, 뜨거운 관심, 계층상승에 대한 허영...등.

그런데 이 사람-이천희는 좀 다르다. 글에서 묻어난다. 그래서 책을 정리하게 되었고 포스팅까지 한다.


[이천희] 참 괜찮은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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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만드는 남자-이천희의 핸드메이드 라이프



오늘도, 만든다.

가구를, 취미를, 스타일을, 관계를...

그렇게 나를, 삶을, 만들어간다.

 

MAKE, FURNITURE

가구를 만드는 과정은 삶을 만드는 과정과 닮아 있다.

 

MAKE, HOBBY

목공, 캠핑, 서핑, 여행, 사진...

 

MAKE, STYLE

유행보다 취향을 즐기며 살고 싶다.

 

MAKE, RELATION

나는 누구일까가 화두였던 삶에서 나는 누군가의 무엇일까가 화두인 삶으로...

 

 

 

커피와 담배----211

배려하되 눈치 보지 않고 살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존중하고 싶다. 신경 쓰되 휘둘리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되 아무나의 이야기에  좌우되고 싶지는 않다. 유행보다 취향을 즐기며 살고 싶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스타일을 따라가기보다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즐겁다.

 

삶과 삶이 만난다는 것-----238

사람들의 이야기에 십분 공감했지만 막상 전화를 받으면 계속 거절을 하면서도 모질고 매정하게 끊기는 힘들었다. 통화 내내 그 사람의 삶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한 집안의 가장일 수도 있고,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년생일 수도 있고, 자세한 사연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자신의 일과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사람. 얼굴도 모르는 한 사람의 삶이 수화기를 타고 내 앞에 펼쳐지면, 굳게 다짐했던 모진 말이 차마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삶과 삶이 만난다는 것-----239

친구를 사귄다는 것, 가족을 이룬다는 것, 관계를 맺는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설레는 일이다. (중략)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돈도, 집도, 옷도 아니었다. 사람이고 관계였다. (중략)

나는 오늘도 내가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구하고 배우고 얻는 중이다. 그렇게 내 삶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기왕이면 섹시한 아빠-----261

소유가 엉금엉금 기기 시작했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라는 말을 처음 했다. 어느새 유창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주는 대로 냠냠 먹던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음식이 생겼다. 안아만 줘도 까르르 웃던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틀어주지 않으면 심심해하며 짜증을 부린다. 그렇게 소유가 커갈수록 깨달았다. , 내가 지금 한 사람이 살아갈 인생의 초석을 같이 다지고 있는 거구나. 기나긴 여정의 첫걸음을 함께 걷고 있는 거구나. 아이가 예쁘고 사랑스러울수록 책임감이 커져갔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의 속도에 보폭을 맞추려면 나 역시 계속 성장해야 했다.

 

기왕이면 섹시한 아빠-----263

사랑이 넘치는 소유를 보고 있으면, 그 사랑을 좀 더 나눌 수 있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아직은 나와 아내가 좌우에 서서 소유의 양손을 모두 잡아주고 싶다는 바람이 큰 탓이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VS 당신은 무엇입니까-----272

사실, 가족이라는 단어만큼 양면적인 단어도 없는 것 같다. ''''이라는 상반된 의미를 모두 포함하는 단어니까. 누군가에게 가족은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할 무거운 짐이고, 가슴속 한 켠에 자리 잡은 지워지지 않은 상처일 것이다. 또 누군가에게 가족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자 가장 큰 응원을 전하는 힘일 것이다

 

외롭지 않다면, 괜찮다-----285

누구나 살면서 자기만의 화두와 질문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나는 그가 부러운가' ‘나는 이 일을 하면서 행복한가' '나는 자신감을 갖고 있나' 등등. 나의 경우는 어떤 일을 할 때 늘 내게 묻는다. '외로운가, 외롭지 않은가.' 여러 사람들과 시글벅적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도 외로움을 느낀다면, 온전한 관계는 아닌 것 같다. 열심히 일에 매진하는 가운데 외로움이 밀려든다면, 작든 크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 것이다. 외로움은 혼자여서 느끼는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혼자일 때 밀려오는 외로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누군가와 함께일 때 혹은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 외롭다면, 그건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연기도, 취미도, 관계도 내 삶의 모등 영역에서 내가 일관되게 던지는 질문은 지금 '외로운가, 외롭지 않은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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