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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책 리뷰

[대안학교] 공립형 대안고등학교 태봉고 이야기

잡테리어 목공샘 2021. 12. 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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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공립형 대안교육 특성화 중학교-가정중학교 입학

2017년 3월 6일, 강원도 최초 공립형 대안중학교인 [가정중학교]에 큰애가 들어갔다.

기존 공교육에 대한 불신, 귀농 실행 이유 중에 아이들 교육에 대한 고민 등이 대안학교로 진로를 선택한 이유다.

[공립대안 태봉고 이야기]

막상 보내놓고 '대안학교', '대안교육'에 대한 이해가 나한테 얼마나 있나? 하는 반성으로 도서관을 뒤지다 이 책,

'태봉고 이야기'를 발견하고 읽었다.

여태전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그냥 덮어두기 아까워 블로그에 [독서일기]란을 만들고 후기를 정리해 올린다.

독후감이라기보다 책 내용을 발췌하여 정리한 것. 가정중학교 학부모밴드에 올려 같이 읽어 볼 요랑으로 그렇게 정리한다.

 

태봉고 이야기 책표지
태봉고 이야기 책 표지

 

공립 대안 태봉고 이야기-여태전 저

여는 글 중---11~12

대안학교는 팍팍하게 돌아가는 세상의 거대한 흐름에 대한 반작용으로 탄생한 학교입니다. 근대교육의 문제를 비판하면서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되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운동입니다. 대안학교는 기존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모여든 '문제아 수용소'가 아닙니다. 그 답답한 울타리를 스스로 뛰쳐나온 아이들과 승자독식의 게임에서 상처 입은 아이들이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학교입니다.

태봉고등학교(가정중학교)도 그런 학교입니다. 공립학교라는 체제 속에서 다들 힘들어하는 기숙사까지 갖추고서 새로운 학교문화를 만들어보자고 열정과 의지를 모아 출발한 학교입니다. 여기에 모인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되찾으려는 사람들입니다.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갖는다는 것은 사물과 현상에 대해서 의심해보는 행위입니다. 크게 의심해야 크게 깨닫는다고 했습니다. 대안학교에 모였다는 것은 주류의 문화와 관습을 흉내 내거나 생각 없이 따라가지 않겠다는 자기 선언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를 묻고 스스로 답하기를 반복하면서 자기 성찰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좋은 질문을 품은 사람만이 좋은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좋은 꿈을 꾸는 사람만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또한 당연한 이치입니다. 답변을 바라고 던지는 질문만이 질문이 아니지요. 이룰 수 있는 꿈만이 꿈이 아니지요. 한평생 풀지 못할 삶의 수수께끼도 질문이고, 자기 생에서는 이룰 수 없는 불가능한 꿈도 아름다운 꿈이지요.

일생 동안 다 이룰 수 없는 큰 꿈 큰 질문을 가슴에 품고 하루하루를 간절하고 절실하게 살고자 합니다. 손발 부지런한 일꾼이 되어 참된 사랑과 나눔의 의미를 배우고 깨닫고 실천하며 살고 싶습니다.

100년 뒤에도 살아남을 행복한 교육마을을 꿈꾸다 ---24~26

태봉고 학부모회의 끈끈한 우애는 한마디로 감동적입니다. 일반 학교 학부모회의 경우, 공부 잘하는 아이의 부모들끼리 모이는 경향이 있지 않습니까? 태봉고의 부모님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녀의 성적때문에 부모가 기죽거나 소외되는 일은 없으니까요. 우리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를 극복한 분들이라고 할 수 있죠. 부모님들은 모이기만 하면 아이들 키우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합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우애가 깊어질 수밖에 없죠.

(중략)

태봉고의 학부모들은 전체 모임, 학년별 모임, 지역 모임, 임원 모임등 여러 형식으로 자주 모입니다. 학교에서 가정통신문 같은 걸 보내서 모이라고 하니까 마니못해 모이는 게 아녜요. 서로 연락을 취해가며 자발적으로 모임을 갖은 거죠.

(중략)

첫해 개교 전 부모님들이 자발적으로 12일 학부모 연수를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학부모가 주최하고 진행하는 연수에 교직원들을 초청하는 형식이었으니, 처음부터 학부모들이 교육의 주체로서 당당하게 출발한 셈이지요. 멋지지 않습니까. 첫해에 입학한 학생이 45명인데, 학부모들은 60여 명이 모였습니다. 부모님들이 앞장서서 좋은 학교 만들기에 나서고 가족처럼 여기며 정을 나누니 어찌 학교가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때 이후 부모님들은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자체 학부모 연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교 예산으로 초청강사비와 간식비 정도는 지원해드리고 있지만, 이 연수를 기획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는 주체는 학부모회입니다. 일반학교처럼 수동적으로 이루어지는 학부모 연수가 아니라 서로 열심히 배우고 나누는 능동적인 자리인 거죠.

특히 겨울연수 때는 재학생 학부모들이 신입생 학부모들을 초대하여 상견례를 겸해 연수를 하기 때문에 참여율이 높아요. 그 과정에서 연대감과 소속감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학부모들은 사회에서 느껴보지 못한 것을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를 통해 체험하는 겁니다.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만 판치는 세상이 아니라는 걸 태봉에 와서 느끼는 거죠. '함께 가자 우리'라는 말에 태봉고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학부모회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해가는 걸 보면서 모두의 마음속에 더불어 살고픈 욕구, 불필요하게 경쟁하기 않고 오순도순 살고픈 바람이 있다는 걸 확인합니다.

태봉고는 왜 학부모 면접을 보는가 ---194~195

번거롭고 귀찮은 학부모 면접을 보는 이유는 가치를 공유하며 함께 배우자는 데 있다. 자녀의 양육과정과 학부모의 삶의 가치에 귀 기울이며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취지다. (중략)

내 자식만이 아니라 다른 집 아이도 아픈 사연을 하나쯤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기 위해서다. 학부모들끼리라도 서로 돕고 의지하며 진정성을 갖고 자녀교육에 임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혜로운 부모는 학교에 와서도 자기 자식만 찾지 않는다. '배꼽의 탯줄로 이어진 아이도, 마음의 탯줄로 이어진 아이도 모두 내 자식, 모두 내 행복'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중략)

일반학교와 대안학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학부모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안학교는 교육의 3주체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학교다. 학생회, 교사회, 학부모회가 제 목소리를 내며 대등한 관계로 서서 학교문화를 창조해간다. 진정한 의미의 교육공동체다.(중략)

대안학교는 다르다. 학부모들의 참여가 학교문화를 창조한다. 태봉고는 24시간 학생들과 지내야 하는 기숙형 학교다. 교사들이 학부모의 역할까지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학부모의 협력과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녀를 학교에 맡겨두기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자주 학교에 드나들어야 한다. 자꾸 다니다 보면 길이 만들어지듯 그 과정에서 서로 스스럼없이 친밀해지는 것이다.

아이의 성장과 변화는 학부모의 변화와 성장에서 비롯된다. 학부모 면접을 보는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부모 성장 파일에 첫 단추를 끼우는 작업인 셈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인류학적' 선배요 스승이다---245

권위를 내세워 교육한답시고 폼 잡지만 아이들은 나보다 더 진화된 인간들이다.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님은 "아이들은 어른들의 인류학적 선배요 스승"이라고 강조하신다. 내 딸은 나보다 30년 늦게 태어났다. 30년은 더 축적된 인류의 유전인자를 타고난 셈이다. 낡은 가치와 신념 따위를 아이에게 가르칠 이유가 없다. 홀로서기를 할 때까지 보살피며 기다려주기만 하면 된다.

학교가 학생들의 미래를 훔친다고?---263~265

"아무도 미래를 확실히 예측할 수 없지만 앞으로는 사람은 과연 뭔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엘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인 지식기반 사회를 지나 다음 사회는 어떤 사회로 이동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답한 말이다. 그의 말들 중에서 "사람은 과연 뭔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미래사회가 온다." 라는 말이 내 안에 스며들었다.

왜일까? 삶에 대한, 인간에 대한 질문을 잃어버린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진리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이런 근원적인 질문들을 애써 외면하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달려가고 있다.

학교 교육의 문제만 봐도 이런 현상은 심각하다.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이며 앎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지도 않은 채 교사와 학생이 만나고 있다. 그러니 교사든 학생이든 삶에 대한 성찰이 일어날 리 없다. 일상에서 성찰과 깨달음이 일어나지 못하니 삶은 허영에 빠지고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앨빈 토플러도 한국사회의 암담한 현실을 간파했던 것일까. 그는 한국 교육 현실을 비판하면서 개혁을 촉구했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을 배우기 위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오늘 있던 직업이 내일 사라질 수도 있고, 오늘 없던 직업이 내일 생길 수도 있을 만큼 변화가 빠른 것이 미래사회다. 그런데도 미래사회에서는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아이들을 준비시키고, 심지어 그것조차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학교는 학생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학생들의 미래를 훔치다니. 섬뜩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교사들은 도둑놈이고, 교장인 나는 도둑놈 두목 정도 된다는 얘기가 아닌가? , 그렇구나. 학교가 도둑놈들끼리 모여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도둑질을 하고 사기극을 벌이는 도둑놈 소굴이 될 수도 있겠구나. 냉수를 들이켠 듯 정신이 번쩍 든다.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고생을 견뎌내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뭐가 더 필요할까? 자신이 하는 일들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에 대한 성찰 없이 학생들 앞에 선다면 학생들의 미래를 훔치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자각. 경쟁을 부추기는 입시위주교육, 학벌주의가 학생들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깨달음. 이런 자각과 깨달음 없이는 새로운 교육과 미래의 교육을 꿈 꿀 수도, 주장할 수도 없다.

대안학교의 탄생은 이와 같은 문제제기에서 비롯되었다. 기존의 학교 행태에 반기를 들고 뛰쳐나온 용기 있는 아이들과 승자독식의 게임에서 상처 입은 아이들이 모여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곳이 대안학교다. 소비주의 황금만능주의를 낳은 근대교육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가치를 발견하고 희망을 만들어가는 학교다. 대안학교에 모인 사람들은 주류 세계를 따라가려 하지 않는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외로운 길로 걷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대안학교는 문제아수용소가 아니다. 함께 미래를 꿈꾸는 학교다.

문제 가정, 문제 학교, 문제 사회가 있을 뿐 문제아는 없다.---267

학생을 이해하고 싶다면 학생의 입장에서 보아야 한다. 문제 많은 세상에서 문제의식 없이 사는 게 더 큰 문제 아닌가? 문제의식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게 '적응'이라면 거칠더라도 질문을 던질 줄 알고 저항할 줄도 하는 '부적응'이 더 가치 있고 바람직한 일 아닐까?

영국 서머힐학교의 설립자 닐의 메시지는 교사로서, 아버지로서 스스로를 성찰하게 하는 경구다.

" 이 세상에 문제아는 없다. 문제 가정, 문제 학교, 문제 사회가 있을 뿐이다."

책을 탐하는 버릇을 평생 삶의 버릇으로---299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을 기르는 최고의 공간은 학교도서관이다. 학교도서관은 내게 교육의 마지막 보루이자 해방구였다. 나를 견디게 해준 희망이자 꿈이었다. 나약한 개인에서 강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준 은인이었다. 바깥 세상에 휘둘리지 않도록 도와준 바람막이였다. 샘터였고 쉼터였으며 삶터였다. 학교도서관은 바깥세상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도록 모든 것을 공급해 주었다. 도서관을 홀로 지키고 있어도 외롭지 않았다. 그곳에서 당당한 개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길렀다.

http://iryan.kr/t6po5eyf73

 

공립 대안 태봉고 이야기 - YES24

교육이 불가능한 시대, 공교육이 죽었다는 참담한 극언까지 나오는 이때 ‘공교육의 울타리’ 안에서 절망의 벽을 넘어 희망을 이야기하는 학교가 있다. 2010년 경남 창원에서 개교한 국내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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