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샘의 잡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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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가 귀촌인가

[20년 후 신촌로터리] 그시절 그마음은...

잡테리어 목공샘 2011. 4. 1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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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 후 5년차, 제법 농사꾼 티가 나는가?
아니다. 여전히 초보티가 역력하고 도시적 감수성이 풀풀 나는 이방인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주눅들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주류세계에서 제외되어 있다는 게 그닥 유쾌하진 않다.

귀농 후 서울 나들이, 특별한 일이 있어야 가게 되는 서울 방문이 볼 일만 보면 급히 춘천으로 와야 되는 일정이 보통이어서 서울 방문 감상은 늘 뒷전, 아니면 그런 감상조차 들지 않을 때가 대부분인데 이틀 전, 조금은 다른 느낌의 방문이 있어 몇 자 적는다.

대학 다니던 그 길에서 눈에 익은 거리를 지나다 보니 참 기분이 묘했다.
물론 많이 변했지만, 세월의 흔적이 피부로 전해지는 게 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곳에서 분노도 하고, 세상을 향해 악을 쓰기도 했지...
우정과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건가라는 고민도 하고...

이렇게 나이 들어 20년 전의 내 모습을 한 대학생들을 보니 왠지 못난 선배 탓에 고생하는 후배들이 안타깝고 미안해진다.
20년 후 유찬이의 대학생활(갈지 안갈지 모르지만)을 바라보는 그들의 세상은 지금보다 나은 세상이겠지...

덧없기도 하고, 죽비로 얻어 맞는 마냥 정신이 퍼뜩 들기도 한다.

그렇게 그 길은 아직도 남아 있어 내게 다가왔던 것...고맙다.

마침 그 곳에서 대학생활을 했던 김동률의 노래가 나온다. 기가 막힌 조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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