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샘의 잡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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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가 귀촌인가

[2011 다이어트] 첫날 단식

잡테리어 목공샘 2011. 4. 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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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중은 자신의 삶을 반영한다."
서울대 의대교수인 유태우 박사의 책에 나오는 말이다.
무시무시하고 섬뜻한 말이다. 조금이라도 잉여의 살이 몸에 붙어 있는 사람에겐...
나 역시 10kg 이상 과체중이라 위 말이 비수 같다.

대학 입학 후 배우기 시작한 술이 일상화 되고, 그에 따라 조금씩 붙던 살이 본격적으로 그 위세를 떨친 건 차를 사면서부터.
취직 후 술안주가 기름져져 가면서 에너지를 축적한 내 세포들이 걷는 것마저 앗아간 자가용으로 인해 내 몸 곳곳에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내장에 까지도...

사실 도시 생활하면서, 혹은 접대와 인간관계를 맺어 가는데 술자리 만한 게 없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일상과 내가 만나는 사람과 그와 관계된 일에 있어서 대부분이 그랬다. 나부터도 이런 저런 생산적인 취미 활동보다는 맛있는 안주에 분위기 좋은 푸짐한 술자리에 퍼질러 앉아 친분을 쌓고 세상을 논하는 게 편하기도 했고...알콜이 주는 취기가 무엇보다 좋았겠지...

그런 도시생활에서는 '비만'이란 게 그렇게 절실한 문제는 아니었다. 일명 '나잇살'이라는 변명 뒤에 숨어서 다들 그러는데라는 여러 동질성를 보듬어 안고 쳐진 뱃살을 체념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귀농한 생활에서의 비만은 다른 문제였다.
평생을 농사지으신 어르신들의 앙상한 살가죽 앞에 젊은 놈의 뱃살은 민망을 넘어서 송구스럽다.
새벽부터 논밭으로 나서는 농사꾼 앞에서 늘어진 늦잠만큼 늘어진 뱃가죽은 죄스럽기까지 하다.

즉 체중이 귀농의 삶을 반영하지 못하는 터, 다이어트는 귀농을 결심한 초심으로 돌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런 자각이 작년 초에 있었다.
유태우박사님의 다이어트를 실행한 게 작년 2월...6개월 프로젝트로 책에서 이야기한 10kg 감량에 성공했다.
80kg에서 시작해 70.7kg까지...정확히 9.3kg지만 기분만은 10kg 감량 성공에 만취했었다.

요요현상은 거의 없었다.
그 뒤로 작아진 위 덕분에 이전처럼 과식하지도 못했고, 식습관도 많이 개선되었다.
여름지나 가을 걷이로 정신없이 바빴던 것도 한몫 했을 것이고...

그러나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을 지나며 조금씩 붙던 살이 어드덧 75kg...
지난 계절의 이런저런 아픔과 그걸 잊기 위한 과음이 부른 떠나갔던 내 살들...
다시 맘 잡으며 2차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로 한다.

2011년 4월 18일 현재 75kg...65kg가 목표다. 2011년 11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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