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샘의 잡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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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집짓기

[집짓기 준비-8] 본의 아닌 성토 중단

잡테리어 목공샘 2011. 4.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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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터로서 논을 매입하며 염두에 두었던 것이지만 성토를 2m 가까이 한다는 게 공정상(구조상), 비용상 만만치가 않다.
일단 흙을 구하기 힘든 것. 마침 근처에 토목공사하는 현장이 있어 쉽게 흙을 받을 수 있다면 거의 공짜로 받을 수 있지만 그런 곳이 없다면 두가지 방법밖에 없다.
흙을 사오던지, 흙을 파오던지...

사오는 방법은 사오는 곳을 거리에 따라, 사오는 흙의 품질(내용물)에 따라 비용이 차이가 많이 난다.
거리가 멀수록, 흙의 품질이 좋을수록 비싸진다.

흙을 파오는 건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나같은 경우는 15톤 150차 이상의 양를 성토해야하기 때문에 규모에서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농지(전이나 답)인 경우, 농업을 목적으로 하는 절토나 성토는 단순한 신고로 가능한데, 기타의 지목은 성/절토의 규모가 50cm이상이 되면 토목설계(개발행위) 허가가 필요하단다.

며칠 전, 인근 마을에 목장지 3만평을 가진 형님이 필요한만큼 퍼 가라는 말씀이 있었다.
드디어 성토할 흙이 해결되는구나 하는 기쁜 마음도 잠시... 기존 토지의 개발행위와 농지전용 대행을 맡긴 측량회사에 문의한 결과 퍼 오는 것도 허가를 받아야 되고, 허가 조건의 사후 토목공사(이를테면 배수로 공사, 절개지 방벽공사 등) 비용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며 신중히 판단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갈수록 첩첩산중...

인근 5개마을에 성토할 흙을 찾는다는 광고를 여기저기 흘리던 중,
등잔밑이 어둡다는 속담을 실감한 일이 생겼다.

토지매매계약을 완료하고 전 소유주분과 매매한 토지 현장에서 이런저런 담소를 하던 중, 성토할 흙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자
"옆에 있는 논 주인이 윗 논하고 합답한다고 예전부터 그랬는데 한번 알아봐 줄까?"
바로 전화를 하시더니 옆 논 주인이 바로 오신단다.
오신 분도 흔쾌히 허락하신다.
"올해 논 농사만 지장없게 합답하고 나오는 흙은 다 가져가. 한 두차만 내 집에 갖다 주고..."

만세, 만세, 만만세...
거리로 20m정도 떨어진 곳에 파랑새가 있었으니...

바로 장비 투입해서 작업스케줄을 짰다.
그 마을 하천 준설토 받은 다음 날, 합답하기고 하고 06W과 15톤 덤프한대를 붙였다. 물론 장비대는 내가 지불하는 것.

한참을 작업하다가 혹시나 해서 측량회사에 문의했다.
아직 개발행위 허가나 건축허가가 난 상태가 아니였고, 성토가 개발행위에 해당될 지도 모른다는 염려에서...
하지만 이런 변명도 가능하지 않은가. 하천 준설이야 내가 하는게 아니고 면사무소에서 하는 거고 그 준설토를 버릴 곳이 없어 내가 받는 것, 합답도 농사 짓기 편하게 하기 위해 그 논 소유주가 하는 것, 물론 거기서 나오는 흙은 내가 필요해서 받는 것이지만...
즉, 농사 목적의 행위들의 결과물인 흙을 협의에 의해 내가 받는 거라 의도적인 개발행위는 아니지 않느냐는 게 당당한(?) 내 주장이지만 답변은,
"중단하시죠. 공무원이 보면 개발행위로 볼 수밖에 없고 허가 반려나 원상복구 명령을 내릴지도 모릅니다."

집터의 모양을 갖춰가던 토지가 요런 모양으로 남아 있는 이유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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