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치원 아이들 퇴원을 부탁받아 유치원에 가서 남아 있는 아이들 7명을 데리고 왔다.
참고로 송화병설유치원 원생은 모두 10명.
그 중 학교선생님 자녀가 2명 제외하면 마을 아이들은 8명이다.
물론 전부 시골 토박이 자녀는 아니다.
잠시 도시 생활 하다가 결혼하고 돌아와 농사짓는 토박이네 집 셋째-풍원이
평생 마을에서 농사짓는 부모님 도우러 귀향한 아들네 외동아들-원준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 지금은 시내에서 택시일 하며 텃밭 농사 짓는 집 막내-자운이(오늘은 병원 간다고 안 보이네)
이 정도가 마을 토박이라 볼 수 있는 분들의 자녀...
시골교회 목회 활동을 위해 들어오신 목사님 셋째딸-수
얼마 전 시골생활을 그리다 그림같은 집을 짓고 귀촌한 부부의 둘째딸-민서
장모님 고향으로 귀촌하신 할아버지에게 시골 생활을 만끽하고자 서둘러 유학 온 정민, 정훈 형제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의 둘째 아들-유현
이 눔들이 귀향, 귀촌, 귀농자들의 자녀다.
숫자로도 알 수 있듯이
농촌에 아이들이 유지될려면 귀향, 귀촌, 귀농자들이 필수.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젊은 부부(혹은 나처럼 주말부부)가 시골에서 아이들을 키우겠다고 들어와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런 미래의 소중한 아이들이 있기에 지역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산골교육센터에서도 유치원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돌보며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의 뜻은 이렇다.
초등학생(송화초등학교)들이야 물론 방과 후 지역아동센터에 와서 프로그램을 하고 저녁 식사를 하고 귀가를 한다.
여기에 유치원 아이들도 5시 30분에 센터 교사들이 센터까지 데리고 와 저녁을 먹인 후 초등학교 형, 누나, 언니, 오빠들과 놀다가 부모님(혹은 농가부모님)이 오시면 집으로 귀가하는 것.
시내로 출퇴근 하시는 분들의 퇴근시간에 맞추고, 농사일에 바쁜 부모들을 위한 센터의 배려인 셈이다.
그러나 가끔은 센터 교사들이 급한 일이나 피치 못할 일로 인해 가능한 부모들에게 유치원생의 센터까지의 귀가를 요청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오늘이 그날이고 내가 선택된 것.
아이들을 차에 태워 오는 길에 누군가 "아 방방이 타고 싶다...그치?"
안 그래도 저녁 식사 시간이 조금 남아 방방이를 태워 주다가 갈 요량이였기에 옛 센터 뒤에 아직 남아 있는 방방이로 데리고 갔다. 신나게 타는 모습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도 들고, 즐거워 하는 아이들이 귀여워 사진 몇 장 담아 본다.
이 아이들과 초등학교 선배들과 센터에서 저녁을 먹은 후 하도 밖에 나가서 놀자고 졸라 센터 앞 공터로 나가 한참을 뛰어 놀았다. 오늘 오후부터 날이 좀 풀린 것도 있고 좁은 센터 내에서 47~8명이 북적거리는 것도 거시기해서 유치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건데 여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초등생들이야 자기들끼리 나가서 놀지만 유치부 아이들은 아무래도 어른 눈이 있어야 하니까 그것을 자청한 것...
한참을 뛰놀다보니 위아래가 섞여 기막힌 놀이를 만들어 놀고 있네...역쉬 아이들이란...
송화초등학교 학생은 41명, 그 중 반이 산골유학생이다.
송화병설유치원생은 10명, 그 중 반도 안되는 아이들이 원래 토박이 자녀들...
앞으로 몇 년이나 산골유학이 지속될까...
여기 송화초등학교가 있는 고탄 시골 마을은 계속 농촌의 모습을 간직한 채 유지가 될까...
개발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미명하에 여기도 언젠가 전원마을, 실버휴양단지가 되는 건 아닐지...
지금 하고 있는 산골유학, 협동조합 이런 시도들이 이런 아이들의 즐거움을 지속시켜 줄 수 있을까...다 부질없는 일일까...
아이들을 보며 한참을 웃다가 왠지 착잡해져 오는 마음이 들어 몇자 끄적여본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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