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샘의 잡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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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가 귀촌인가

시골 마을의 이상한 정류장 이름

잡테리어 목공샘 2019. 3. 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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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 이름을 지어주자.


사북면 고탄 지역으로 귀농한 지, 12년 차. 이 곳 시골에는 버스가 하루 6차례 다닌다.

몇 년에 한 번 탈까말까한 버스를 얼마 전 타보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번 정류장은 송암리입니다. 다음 정류장은 송암리입니다."

"이번 정류장은 송암리 은재된장입니다."


첫 번째, 물론 버스 정류장은 송암리에 몇 개가 된다. 하지만 정류장 이름이 다 '송암리'이면 어쩌란 것인지.

도시민이 송암리를 버스로 찾아올 경우, 그 혼란함은 더 클 것이다.

두 번째, 은재된장이란 곳이 있기는 있었다. 한 4년 전까지는. 개인이 운영하던 된장을 만드는 농장이었는데 지금은 이사가고 마을에 계신 다른 분이 들어와 살고 계신다. 물론 "은재된장'이란 간판은 없어진 지 오래다. 몇 년째, 없어진 간판을 안내하는 버스 방송만 울려댄 것이다.


두 가지 경우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은재된장이 있던 정류장 입구를 송암리 마을 사람들은 '재골'이라고 부른다. 거기서부터 시작된 안 쪽 골짜기 이름이다.

그럼 "이번 정류장은 송암리 재골 입구입니다." 라고 하는 것이 정류장 명칭도 정확하고, 마을 정서에도 맞는 게 아닐까?

그리고 송암리는 5개 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같은 송암리가 아니라 송암리 1반, 2반...5반 이라고 부르면 훨씬 찾아가기 쉬울 것이다.


춘천에는 도심 주변의 농촌 마을로 들어가는 많은 버스 노선이 있다. 각 마을  곳곳에는 오래전부터 불려오던 고유 명칭이 있을 것이다. 이런 이름들로 버스 정류장 명칭을 정하면 어떨까?


춘천 버스 운영 주체가 바뀌었다고 한다. 또 얼마 후에는 노선변경으로 교통복지를 추진한다고 한다. 그 과정에 마을 정서에도 맞고 농촌다운 정류장 이름을 많이 발굴해서 사용한다면 버스 타고 가는 내내 정겨운 마음을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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