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끓고 사는 세월 아버님께 밤새워 일하는 사람들이 켜놓은 불빛은 그렇지 않은 사람까지도 밝혀줍니다. 벼베기(전문) 계수님께 이번 가을에는 벼베기를 도우러 몇 차례의 바깥 나들이를 하였습니다. 교도소 논에 이틀, 대민지원으로 하루, 도합 사흘간의 가을일을 한 셈입니다. 오늘은 그때의 낙수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사회참관이나 외부작업을 하러 교도소의 육중한 철문을 나설 때 우리들이 습관적으로 갖는 심정은, 이것은 진짜 출소가 아니라는 다짐입니다. 혹시나 감상에 빠지기 쉬운 자신의 연약한 마음을 스스로 경계함인가 합니다. 철문 나서면 맨 먼저 구봉산이 성큼 다가와 가슴에 안깁니다. 산은 역시 가슴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 감방에서 쇠창살 사이로 보는 것은 '엿보는 것'이었나 봅니다. 1킬로미터는 좋이 뻗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