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 예송리 -바다를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어제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맑은 날이다. 물리 빠져가는 통리 해수욕장이 길게 바닥을 보이며 눕기 시작한다. 바위 절벽을 따라가는 길에 갑자기 바위가 갈라진 크랙이 나타났다. 너무 커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잠시 망설이다 자세히 보니 바위가 끝나는 곳에 잡목이 우거져 있고 그 사이로 조그만 소로가 보인다. 이미 다녀간 누군가도 잠시 망설이다 차마 되돌아갈 수 없어 나뭇가지를 잡고 길을 만들며 지나간 모양이다. 최초의 사람이 지나간 뒤에 누군가가 또 그 길을 따라갔고 또 누군가가 한참 뒤에 다녀갔을 것이다. 길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살며 만나는 어려움도 늘 그것이 최초는 아니다. 이미 누군가가 건너간 길이다. 지금 나뭇가지를 붙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