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햇빛과 동백 그리고 옛사람 그리운 백련사 남쪽의 토종 동백은 12월부터 하나씩 꽃을 피우기 시작하여 6월까지 피어 있다고 한다. 봄철에 남쪽의 동백을 보고 늘 놀라는 점은 꽃을 피우는 개수가 많지도 적지도 않다는 점이다. 흐드러지게 피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능란한 전문가가 장식해놓은 것처럼 아주 적당한 만큼만 피어 있다. 그들은 스스로 조신하게 자제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동백꽃은 꽃잎이 완전히 벌어지지 않는다. 금빛 수술들이 하나의 기둥을 이루듯 화심에 박혀 있지만 꽃잎이 뒤로 젖혀질 만큼 활짝 벌어지지 않는다. 반쯤 벌어져 있는 상태에서 장렬하게 목이 꺾여 꽃봉오리 전체가 낙화한다. 비장하다. 만덕산 아래 자리한 백련사로 오르는 길에는 남도의 봄이 완연하다. 강진다운 햇빛이 들길에 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