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해 첫 날, 중2가 되는 큰아들과 영화 [1987]을 조조로 봤다. 1987년... 30년 전이라니. 88학번인 나에게 87년 6월항쟁은 대학 선배들에게 들은 게 전부다. 87년 6월은 부산 서면에서 시작한 학원생활을 서울 노량진으로 옮겨 하고 있을 때였으니 눈앞의 대학입시가 모든 거였던 시기다. 여기저기에서 맡았던 최루연기도 대학생들의 낭만과도 같은 사치라 여겼으니... 88년에 대학에 들어간 후,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5월 광주의 실상을 비디오로 본 나는 '의식화'의 길로 접어든다. 낭만이나 사치는 아니다 정도의 의식화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또렷이 기억나는 에피소드 하나. 87년 노량진 단과학원에서 말을 걸 수밖에 없었던 한 여학생을 만난다. 고등학교 중퇴였던 나에게는 연상이었겠지만..